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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탈출 속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4가지 힘 가운데 중력이 가장 약해서 그런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중력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산다. 사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구 중력에 맞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갑자기 중력이 없어진다면 그 즉시 지상의 모든 것은 하늘로 날아갈 것이고, 달도 지구를 떠날 것이며, 지구도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 공간으로 사라질 것이다.   나무에 달린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지구 중심부에서 잡아당기는 힘, 즉 중력 때문이다. 밀물과 썰물은 달의 중력이 지구상의 바닷물을 잡아당기는 증거다. 물론 달도 지구가 붙들고 있어서 항상 그 자리에서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 그렇다면 태양의 중력은 어디까지 미치는지 알아보자.     태양이란 별에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포함해서 총 8개의 행성이 그 주위를 돌고 있다. 모두 태양의 강한 중력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태양의 중력은 그 주위의 행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카이퍼 벨트라고 불리는 해왕성 바깥의 소행성 집단에도 작용한다. 더 나아가서는 태양 빛이 1년 정도 가야 나오는 오르트 구름까지 미친다. 어쩌다 그 중 작은 덩어리 하나가 태양의 중력에 끌려 안쪽으로 들어오기도 하는데 이런 천체를 혜성이라고 한다.   우리는 무엇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 나게 표현할 때 '쏜살같다'라고 한다. 쏘아놓은 화살 같다는 말인데 시위를 떠난 화살은 1초에 약 60m쯤 난다. 거기 비해 총알은 그 열 배나 빨라서 초속 약 600m 정도 된다. 참고로 소리는 공기 속을 1초에 약 340m 진행한다.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 속력을 탈출 속도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하늘을 향해서 사과를 던졌을 때 그 사과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우주까지 가려면 적어도 탈출 속도만큼 속력을 높여 솟구쳐야 한다는 뜻이다. 지구를 떠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속력은 초속 11.2km인데 이는 총알보다 약 20배나 빠른 속력으로 이것이 탈출 속도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수많은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냈는데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인공위성은 1992년에 연습 차원에서 띄운 우리별 1호였다. 그리고 3년 후 방송과 통신 목적으로 무궁화 1호를 궤도에 올렸고, 1999년에는 지상과 해양 관측을 위한 아리랑 1호, 그 후 2010년에는 통신과 기상 관측을 하기 위해서 천리안 위성을 띄웠다. 하지만 그런 위성을 지구 궤도까지 운반하기 위해서는 미국, 프랑스, 그리고 러시아의 발사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는 잘 돌아가는데 사지가 약해서 기동할 수 없는 꼴이었다. 우리가 약하다고 우습게 봤던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나가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1993년 한국 최초의 발사체를 시작으로 2012년 러시아와 협력하여 제작한 발사체 나로호가 첫 시도에서 실패했다. 땅바닥에 떨어진 못 위에 자석을 대면 바로 튀어 올라붙는다.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훨씬 세다는 증거다. 하지만 그렇게 허약한 중력 때문에 우리의 나로호가 애를 먹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 두 번째 발사에 성공했고 결국, 2022년 6월 이번에는 순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성공했다. 그리고 2023년에 누리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인공위성을 싣고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제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제7대 우주 강국의 대열에 끼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탈출 속도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탈출 속도 지구 중력

2023-09-2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

일반적으로 GPS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말한다. 얼마 전까지는 따로 자동차에 부착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에 내장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원래 GPS는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군사용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일반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다시 아인슈타인이 등장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속도,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중력에 관한 이론이다. 혹자는 내비게이션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대보름날 쥐불놀이할 때 돌리는 통의 속력을 줄이면 통이 땅에 떨어지려고 한다. 지구 중력이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을 더 빨리 돌리면 원심력이 생겨서 떨어지지 않는다.     인공위성도 마치 지구에 팽팽히 매달린 것처럼 행동하는데 이때 지구 중력이 통을 묶은 끈 역할을 한다. 속도가 늦어지면 지구로 추락하기 때문에 지구 주위를 12시간 정도 걸려 공전시킨다. 너무 빠른 속도를 내면 아까 말한 원심력이 커져서 지구를 영원히 떠날 수 있으니 적정한 속도, 즉 시속 1만 4천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게 한다. 그런 인공위성을 24대에서 30대 정도 지구 궤도에 띄우고 삼각측량법으로 위치와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GPS 시스템이다.   우리는 상대성이론이란 말을 들으면 우리 실생활과는 상관없는 어려운 과학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에 응용되었다니 참 신기하다.   인공위성이 지구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요한데 그 속도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조금 빠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서 그 속도의 차이가 시차를 발생시킨다. 인공위성에 탑재된 시계는 지구의 시계에 비해 하루에 백만 분의 7초 늦어진다. 큰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별 것도 아니다.   또 인공위성은 지구 상공 약 2만km에 떠 있어서 지구 표면보다 중력이 약하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의 강약에 따라서 시간의 흐름도 달라진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실린 시계는 지구의 시계보다 하루에 백만 분의 45초씩 빨라진다. 그 정도 역시 무시해도 되는 티도 안 나는 차이다.   이제 산수 계산을 할 차례다.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늦어진 시간과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빨라진 시간을 빼고 더하면 하루에 백만 분의 38초란 미세한 시차가 생긴다. 거리는 속도에 시간을 곱하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빛의 속도에 방금 구한 시간 차이를 곱했더니 상대성이론 효과 때문에 하루 사이에 발생하는 거리의 차이가 11.4km나 된다. 그렇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내장된 컴퓨터는 이런 차이를 자동으로 바로잡아 주는 기능이 있다.   목적지의 주소를 입력하고 운전을 시작한다. 처음 가는 곳이지만 내비게이션에는 예상 도착 시각까지 나온다. 이제는 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면 약속 장소에서 11.4km나 떨어진 영 엉뚱한 곳을 헤맬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범지구 시스템 범지구 위성 지구 중력 지구 주위

2023-03-3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H₂O

아무리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물의 화학식이 H₂O라는 것 정도는 안다.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하나가 결합해서 생긴 물의 분자식이다. 지구 표면의 70%는 물이고 우리 몸의 70%도 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은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의 근본이다. 그렇다면 너무 흔해서 우리가 무심코 다루는 물은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인간은 공기 없이는 3분, 물이 없으면 3일 정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기나 물은 너무 흔해서 항상 거기에 있었던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그 시작이 있다.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이라고 하는데 태양은 지금부터 약 46억 년 전에 태어났으며 그때 지구도 함께 태동했다. 갓 태어난 지구는 마그마가 펄펄 끓는 너무 뜨거운 곳이어서 처음에는 물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지표가 식고 암석층이 형성되었을 즈음 지구 주위를 떠돌던 소행성들이 지구 중력에 끌려 지구를 강타한 적이 있었다.     이 때를 소행성 대폭격 시대라고 부르는데 소행성에 섞여 있던 물이 지구에 전달되었을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학자에 따라서 소행성이 아니라 얼음을 품은 혜성에서 왔다는 학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또 애당초 수분을 포함하고 있던 마그마가 식으며 증발한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려 지표면에 물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이론도 있지만, 아직 우리 곁에 흔하디 흔한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실하게 결론 나지 않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 가장 많은 것이 바닷물인데 전체 물의 총량의 97.5%쯤 된다. 하지만 바닷물은 염분 때문에 식수로 쓸 수도 없고 공업이나 농업용수로 이용하기도 부적절하다. 결국, 나머지 2.5%밖에 되지 않는 담수 중 우리가 쉽게 쓸 수 없는 빙하나 만년설, 지하수를 빼면 사용 가능한 물은 정말로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형편이다.     지구상에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가 발현하고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이유가 바로 물이다. 그래서 외계 문명을 찾는 조건으로 그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가를 밝히는 것이 첫 관문이다. 하지만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계 밖 다른 항성계에 존재할 지 모르는 생명체는 우리와 전혀 다른 물리학 법칙을 따를 것이고 어쩌면 물과 그들의 생명 현상과는 무관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물의 존재와 생명체와의 관계는 태양계 내에서만 따질 조건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우리 태양계에서 지구 말고 물이 있을 만한 대표적인 곳으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얼음 표면 아래에 큰 바다가 존재할 것이라고 한다. 대다수 화학 물질은 물에 녹기 때문에 화학 물질이 결합하여 생명체로 진화하는데 물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이 없으면 각각의 화학 물질이 상호 작용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물은 열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서 생명 유지를 쉽게 해준다. 그렇게 대기 온도 조절의 완충작용을 하므로 해가 났다고 갑자기 더워지는 것을 막아주고 해가 없다고 기온이 뚝 떨어지게 놔두지 않는다. 물이 없는 사막에서 밤낮의 온도 차가 큰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표면 그때 지구도 지구 중력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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